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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 처음인 당신을 위해
여담 필진이 추천하는 영화와 글
추워진 날씨 탓인지, 한 해에 대한 부채감 때문인지 연말을 앞둔 이 시점은 항상 삶과 행복, 관계에 대한 고민이 가득해집니다. 그럴 때면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속 무기와 키누 그리고 그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리는 유안의 글이 생각납니다. 어느 한쪽에 이별의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방식이 다를 뿐 ‘현상 유지’를 위해 저마다 노력했다고 쓴 부분인데요. 늘 이 지점에 멈춰 지금의 나는 무기와 키누 둘 중 어느 쪽에 더 동하는지, 그래서 이상과 현실 사이의 어느 지점에 삶을 위치 짓고 있는지 가늠해 보곤 합니다.
[눈을 가리고 침잠하는 사랑]은 서래와 해준의 서늘하면서도 뜨거운 심리를 성하 특유의 세세한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저는 특히 성하가 이야기한 서래의 ‘결심’과 ‘결단’이 생각나는데요. 결심했지만 사랑하기에 차마 하지 못했던 결단과 그래서 다른 결단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묘사가 계속 영화와 이 글을 곱씹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흔들리는 뿌리에 디디는 삶]은 그 다정한 문장이 파벨 파블리코브스키의 다정한 흑백을 만나 따뜻한 울림을 남깁니다. 안나가 이다를 받아들이는 과정 속 놓치기 쉬운 선택들과 고민들에 주목하는 이 글은 인물의 미세한 움직임, 시선과 떨림, 소음과 적막 속에서 발견해낸 단단함을 천연하게 옮겨 놓습니다. 천천히 단어들을 되새기다 보면 이다의 강인함이 제 안에 자리하는 기분이 듭니다. 눈 덮인 폴란드의 어느 설원을 꺼내보기 좋은 이 계절, 이 여담이 여러분께도 그렇게 다가갔으면 해요.
너무 쉽게 지나쳐버리는 마음과 순간들이 있습니다. 갈수록 그렇게 살기가 쉬워져요. 마치 그런 익숙함이 전부인 것처럼 굴 때도 많고요. 속단은 좌절을 부르곤 하는데, 그럴 때면 조금 서글퍼집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걸까?” [공들여 행복 알기]는 이 지루한 물음들을 다시금 애써서 고민합니다. 그 시간을 당신께 전해드리고 싶어요. 가끔 그런 다정함이 필요할 때, 세림이 고이 접어둔 얘기들을 꺼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님의 글을 읽으며 느낀 건 써내려간 글이 항상 귀엽고 재치있다가도 제법 묵직한 말들을 건네준다는 점인데요. 한 문장 한 문장을 읽다가 생각지도 못한 단어를 발견할 때면 끝이 뭉툭한 쪽지를 받은 기분이에요. 누군가의 고결한 시작을 지켜볼 때 그랬고, 끝없이 떨어지는 존재들의 사랑을 목격할 때 그랬고, 수상한 주술사를 만나 사랑의 의미를 발견한 ‘파니 핑크’를 마주했을 때 그랬습니다.
보내는 사람: 여담
여섯 필진이 씁니다.
성하
생각이 많을 땐 레몬사탕이지!
#아녜스바르다
#나타샤리온
#그리고삶은계속된다
세림
느타리버섯이 좋아요. 팽이버섯은 싫어요.
#버스터키튼
#장만옥
#낙원의파편
수연
말띠입니다. 하지만 유니콘이 더 귀여워서...
#드니빌뇌브
#안도사쿠라
#피닉스
예은
이상하고 귀여운 외계인이니까!
#셀린시아마
#비키크립스
#디아워스
유안
가장 좋아하는 사탕은 청포도예요.
#구로사와기요시
#장국영
#애프터양
한님
행운을 믿는 건 아닙니다...
#에드워드양
#최우식
#EEAAO
받는 사람: 여담
여담 우체통에 도착한 편지
개봉했을 때 여건이 안 돼 영화관에서 보지 못하고 얼마 전에서야 이 영화를 봤는데, 여담에서 다뤄 줘서 반가웠어요! ‘미카가 양과 함께한 모든 ‘처음’의 순간들은 양에게도 처음이었’고, ‘그래서 양은 차를 관찰하며 그에 관한 “진짜” 기억을 갖길 원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책『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가 생각나기도 했고요. 인간다움을 규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진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영화 초중반까지도 양을…
영화 〈괴물〉을 8번이나 보면서 언제 여담이 괴물을 다뤄줄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어요! (자랑인데 무대인사도 다녀왔답니다✌️)
저는 영화를 처음 한 두번 봤을 때에는 아이들의 사랑이 너무 소중했었는데 여러번 보다보니 어른들이 느끼는 감정 변화가 인상적이더라구요. 괴물을 부정적으로 봤던 사람들의 의견 대다수는 호리가 너무 불쌍하다. 교장선생님은 너무 이상하다~ 였는데요..저는 오히려 호리는 마지막에 미나토를 향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함으로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