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담이 처음인 당신을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지금.
우리에게 힘을 주는 영화들.
지난날들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그날, 미국의 한 코인 세탁소 역시 파티 준비로 정신없다. 빛나지 않는 원색의 홍등이 천장을 메우고, 붉은 옷을 입은 몇몇 이들은 신년 축하 노래를 부른다. 본국은 바다 건너 지구 반대편. 물리적 거리만큼 조촐하지만 구색은 갖춘 행운의 적(赤)색이 영화 곳곳에 등장한다. 붉은 종이에 거꾸로 박힌 글자 복(輻)처럼 이번 해는 부디 성공과 감축의 해가 되기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 한 줌의 시간이라도 함께 굴러가자 👀
어느 해변 가게에서부터 복숭아 과수원을 거쳐 원예 코너에 이르기까지, 스즈코의 철새-살이는 매 순간이 도전이다. 임시 거처와 일자리 구하기,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은연히 발생하는 불안함과 불편함을 감내하기. 그는 아침 일찍부터 녹초가 될 정도로 일하며 삶의 활력을 얻기도, 빙수 제조나 복숭아 따기와 같은 비범한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
〈백만엔걸 스즈코〉 – 🍑 쉼표, 도돌이표, 그리고 마침표 🍑
잠깐의 휴식 끝에 다시 길을 떠나지만, 설상가상으로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구만리. 수리를 맡기자니 제시간에 도착할 수 없고, 새로운 교통수단도 마땅치 않다. 그런 그들에게 남은 건 두 다리뿐. 어떡하겠나, 달릴 수밖에. 속도도 줄이지 못하는 상황에 드웨인까지 올라탄 버스에는 성공의 기쁨을 나누는 웃음꽃이 슬쩍 들이민다.
〈미스 리틀 선샤인〉 – 🚌 이 길 끝에 우리 가좍! 💃
천천히 가도 괜찮고, 꿈이 없어도 괜찮고, 조금 헤매도 괜찮다는 청춘 드라마의 교훈은 이젠 어쩌면 시시해졌죠. 하지만 이 영화는 솔직하게 클리셰를 밟는 연출을 가볍고 유쾌하게 수행하며 또 다른 매력을 만들어냅니다. 한국 B급 코미디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실없는 웃음, 어딘가 무서운 육상부 선배, 부상을 딛고 큰 대회에 출전한 주인공. 흔해빠진 요소들은 심은경이기에, 〈걷기왕〉이기에 귀엽습니다.
〈걷기왕〉 – 🏃 노력에도 끝이 있다 🏃
미숙과 종희의 연합은 이유리를 엿먹이기 위해 탄생했다. 왜 다들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가. 같은 것을 좋아할 때보다 같은 것을 싫어할 때 더 깊어지는 법이라고. 미숙과 종희는 이유리를 싫어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목표가 있다면 이유리를 서종철에게서 떼놓는 것이다. 세상은 이런 둘을 보고 ‘찐따’와 ‘찐따 애인’이란다.
〈미쓰 홍당무〉 – 🥕 미운 우리 홍당무 🥕
보내는 사람: 여담
여덟 필진이 씁니다.
상희
나무늘보를 닮았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션베이커
#라이언고슬링
#다우트
성하
생각이 많을 땐 레몬사탕이지!
#아녜스바르다
#나타샤리온
#그리고삶은계속된다
세림
느타리버섯이 좋아요. 팽이버섯은 싫어요.
#버스터키튼
#장만옥
#낙원의파편
수연
말띠입니다. 하지만 유니콘이 더 귀여워서...
#미야자키하야오
#안도사쿠라
#피닉스
예은
이상하고 귀여운 외계인이니까!
#셀린시아마
#비키크립스
#디아워스
유안
가장 좋아하는 사탕은 청포도예요.
#구로사와기요시
#장국영
#애프터양
효진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서.
#소피아코폴라
#허남준
#서스페리아
한님
행운을 믿는 건 아닙니다...
#에드워드양
#최우식
#EEAAO
받는 사람: 여담
여담 우체통에 도착한 편지
영웅 서사에 관심 없어 배트맨 시리즈를 아예 안봤었는데 “언제까지 배트맨만 기다릴 거야?” 라는 제목에 이끌려 팀버튼의 배트맨까지 찾아 보게 되었네요. 배트맨 얘기가 하나도 없는 정말 여담 ㅋㅋ 인 레터 재밌게 읽었습니다.
개봉했을 때 여건이 안 돼 영화관에서 보지 못하고 얼마 전에서야 이 영화를 봤는데, 여담에서 다뤄 줘서 반가웠어요! ‘미카가 양과 함께한 모든 ‘처음’의 순간들은 양에게도 처음이었’고, ‘그래서 양은 차를 관찰하며 그에 관한 “진짜” 기억을 갖길 원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책『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가 생각나기도 했고요. 인간다움을 규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진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영화 초중반까지도 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