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과 빌리 부부는 반려견 제이드와 함께 도시의 삶을 등지고 스코틀랜드 셰틀랜드 제도 바닷가로 이주한다. 마음 한구석 텅 빈 구멍을 가지고 있던 남편 빌리는 어느 날 어린 수달을 구해 돌보며 몰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생의 활력을 얻게 된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 관계에 있어서 인간의 힘과 영향력이 일방적이지 않다는 것과 독자적인 동물들의 시간과 행위 의지가 작동한다. 스스로의 기준으로 의지하고, 생존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있는 힘껏 삶을 살아내는 수달 몰리는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다녀왔습니담!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여성인권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서울국제건축영화제
2024.10.17. – 2024.10.23.
아트하우스 모모, 네이버TV
아시아 유일의 건축영화제인 SIAFF는 건축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의미인 ‘플랫폼’을 슬로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건축과 영화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영화관이라는 장소, 관객, 그리고 작품이 영화제를 통해 만난다는 점을 떠올려 보니 독보적이고 멋진 기획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건축계 명사들과 관련된 작품을 상영하는 마스터 & 마스터피스 섹션부터 도시를 탐구하는 어반스케이프, 한국 단편영화와 건축을 연결짓는 부문까지 여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또 퇴장하는 길에 영화에 별점 투표를 하거나 SNS 계정 팔로우를 한 관객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저는 귀여운 스티커를 보고 부스에 갔는데, 돌림판을 돌렸더니 무려 도서(!!)에 당첨되어 신효근 작가의 ‘서울은 건축’이라는 책을 받았답니다.
하루밖에 방문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영화제였습니다 🌃
여성인권영화제
2024.9.25. – 2024.9.29.
아트나인
여성인권영화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 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2006년부터 시작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트나인에서 개최된 본 영화제는 ‘우리는 마주 앉아서(We, facing each other)’라는 주제로 9/25부터 9/29까지 진행됐다. 개/폐막작 외에도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 [그대 마음과 만나, 피움], [피움 줌인. 해묵은 것들], [피움 줌아웃. 나아가기], [경쟁부문]으로 나누어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했다.
9월 25일. 여성의 잊힐 권리, 분노할 권리, 즐기고 탐구할 권리, 회복하고 투쟁할 권리를 복기하는 영화제가 시작했다. 그래서 멀고 먼 길을 돌아 아트나인에 다시 갔다. 개인적으로는 묘한 낯섦이 큰 곳이다. 물론 그 낯섦이 영화에 대한 기대와 궁금함으로 증폭되는 공간이기도 하고. 특히 오늘은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여성과 여성의 권리를 위해 모였고, 적어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자 괜히 얼굴들을 살피게 됐다. 어떤 종류의 동질감과 연대감, 낯선 이들에게서 그런 것들을 소망하고 발견하고 싶었던 걸까.
개막작인 〈나의 가해자 추적기〉는 sextortion, 사적이고 성적인 영상물이나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말로 당사자를 협박하는 성 착취 범죄를 다룬다. 과연 ‘추적’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어울리는 영화였다. 일상 중에 느닷없이 시작된 사건, 정체를 알 수 없는 협박범, 갈수록 쫓기듯이 몰리는 상황, 그러나 끝내 잡아내는 단서, 이를 서술하는 파트리시아 프랑케사(이하 파티)의 매우 즉흥적이고 솔직한 상태까지. 채팅창과 온라인 창, 파티를 비추는 전·후면의 카메라 화면들은 조각나서 나열되거나, 전체 스크린을 꽉 채우면서 이런 것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포착하고 전달한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4.9.26. – 2024.10.2.
메가박스 킨텍스, 롯데시네마 주엽
경기 남부인에겐 한없이 멀게 느껴지는 경기도 일산… 약 세 시간에 걸쳐 주엽역에 도착했습니다.
롯데시네마에 주엽에서 한 편, 메가박스 킨텍스에서 한 편을 보았는데요. 선선한 날씨에 조용한 거리라 산책하기엔 좋았지만… 꽤나 먼 거리니까 이동 동선을 미리 계획해두시는 걸 추천드려요!
2024-2학기 개강 첫주. 4학년의 패기로 두 개의 OT 수업에 자체 휴강 패를 던지고 대만으로 날아갔습니다. 집 나가면 고생이고 혼자 나가면 더 고생인 여행 도중, 저 🦄 수연은 [영화가 좋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에드워드 양이 살아생전 즐겨 찾았다는 Taipei Film House로 발길을 옮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