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리안, 🔦 지하실의 미친 여자 🔦

그가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후에 설명되지만 그는 자신의 딸을 비롯하여 납치한 여자들이 아이를 낳고 또 낳게 하면서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했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의 범죄를 담은 테이프에 둘러싸여 추한 모습으로 늙어 간다. 집안에서 오로지 자기만이 가장 큰 권력을 쥐고 싶은 욕망, 그가 생각하는 완벽한 형태의 가족을 완성하고자 하는 욕망 속에 살다가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에 질식하는 것이다. 마치 더 위대해질 날을 기다리면서도 열악한 지역을 모른 체 하는 미국을 묘사하기라도 하듯이.

다시 돌아온 지하실에서 만난 테스는 AJ와 함께 탈출하려고 애쓴다. 테스가 살아남은 방식은 지하에 사는 그 여자의 아기가 되는 것이다. 그녀가 주는 우유를 마시고, 고분고분 돌봄을 받는 것이다. 테스는 영문을 모르는 AJ를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그는 돌봄을 전부 거절한다. 격분한 여자는 그를 모유 수유 가이드 영상이 영원히 재생되는 방으로 데려 가고, 테스는 틈을 타 탈출한다. 그녀는 자동차 열쇠만 챙겨 떠나려고 하지만, 결국 그러지 못한다. 그리고 ‘무고한’ AJ가 위험에 처했다는 생각에 세 번째로 지하로 향한다. 그가 필요할 때 테스를 가차 없이 버릴 준비가 되어있는 줄도 모르고, 테스는 그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두 사람은 쫓기다가 높은 급수탑까지 내몰리고 AJ는 테스를 탑 아래로 밀어 버린다.

여자가 먼저 떨어진 덕에 목숨을 건진 테스에게 그는 또다시 변명한다.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던 그는 지하실의 존재조차 몰랐던 벌로, 그게 권력인 줄도 몰랐던 벌로 미친 여자에 의해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녀가 자신만의 아기를 위해 몸을 던져 희생함으로써 궁극의 모성 신화가 완성된 걸까? 그러나 테스는 끝내 그녀를 쏘아 죽이고 디트로이트를 유유히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