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 🎈 긴 여행을 향해 내딛는 걸음을 응원하며 🎈

세상의 모든 것들이 크게 보이고 신기하던 때, 저에게는 방대한 꿈이 있었어요. 왕이 되어 나라를 정복하고 싶었고 하늘을 보며 구름 위를 걷고 싶었죠. 되돌아보면 유치하지만, 당시에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어요. 조금 성숙해진 요즘은 번뇌와 고민을 반복하며 삶을 버텨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득 상상력이 풍부하고 용기 있었던 제가 그리워졌어요. 어릴 적 영화관에서 만나 탐이 났던, 지붕에 풍선을 달고 하늘을 나는 집과 재회하고 싶어 〈업〉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집보다 집의 주인인 칼이 걸어온 인생의 여정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칼은 틀니를 끼고,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입니다. 마음 한편에 모험심이 남아있지만 끝없는 외로움으로 지쳐버렸죠. 이러한 노년의 칼에게도 미성숙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유명한 탐험가 찰스 먼츠를 보고 위대한 모험을 꿈꾸었어요. 에베레스트 산을 상상하며 길에 놓인 나무 밑동을 뛰어넘는 소년이었죠.

그는 모험을 꿈꾸는 적극적인 성격의 소녀 엘리를 만나 친해집니다. 둘은 사랑을 나누며 부부가 되어요. 소망하던 모험을 하지 못해도 현실 속에서 오순도순 살며 늙어갑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칼에게 유일무이했던 엘리가 세상을 떠나며 그는 혼자가 되어요. 두 사람이 함께한 기억을 담은 오프닝 시퀀스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칼은 인생의 변환점을 갑자기 마주합니다. 어느 날 칼의 집에 러셀이 찾아와 혹시 도울 것이 있을지 물어봐요. 러셀은 어릴 적 칼과 엘리와 닮은, 탐험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노년의 칼에게 마냥 자유분방한 그는 골칫덩어리였죠. 그런데도 칼은 러셀에게 문을 열어줘 집에 들어오도록 해요. 혼자였던 칼이 변화를 맞이한 순간입니다. 칼은 엘리와의 추억이 담겨 아껴온 집이 팔릴 위기에 처해 집을 지키려고 하늘로 날아갑니다. 그리고 이 여행에 예상치 않게 러셀이 동참해요. 그렇게 그들은 남아메리카에 도착해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은 예상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살다 보면 어디서 비탈길을 만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지 알 수 없죠. 영화 속 인물들도 역경을 겪어요. 어린 엘리는 꿈꿔온 모험을 일지에 기록했어요. 특히 파라다이스 폭포에 가는 것을 소망했고 칼에게 그 꿈을 얘기해주었죠. 하지만 칼과 결혼을 하고 생계를 유지하다 보니 실행에 옮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칼은 폭포에 가겠다는 엘리의 꿈을 대신 이뤄주고자 해요. 남아메리카에 도착해서도 폭포를 향해 집을 끌고 발을 내딛죠. 그러나 야생동물을 만나 어려움에 봉착하고, 우연히 마주한 찰스 먼츠의 무자비한 이면을 알게 되어 위협당합니다.

인생은 갑자기 떠난 모험처럼 어디서 폭풍을 마주할지 알 수 없기에 두렵지만 그래서 흥미로워요. 실패를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쳐서 살다가도 언젠가 선물과 같은 행복을 만날지 몰라요. 러셀과 다툰 칼은 오랜만에 엘리의 일지를 다시 펼쳐보며, 파라다이스에 도착하기를 소망했던 그녀의 꿈이 변화했음을 발견합니다. 칼과 오랫동안 함께하면서 엘리는 모험보다 귀한 추억을 쌓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죠. 나이가 들면서 그녀의 꿈은 변화하였습니다. 칼은 엘리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폭포를 향하는 데 집착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아요.